Dono's

불교 경전에 나오는 우화 '안수정등岸樹井藤' 달려드는 코끼리를 피해 도망가던 남자가 우물을 만났다. 등나무 줄기를 붙잡고 우물 아래로 내려가자 바닥에는 구렁이들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머리 위를 올려다보니 설상가상으로 흰 쥐와 검은 쥐가 나무 줄기를 갉아먹는 중이었다. 그때 머리 위로 무언가 떨어졌다.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니 달콤한 꿀이었다. 남자는 죽을 위기에 처한 것도 잊고 정신없이 꿀만 받아먹었다. "이 사람이 어떻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 . . "방도는 하나. 줄을 타고 올라가 코끼리와 싸우는 수밖에요. 일단 마음을 먹으면 두려워한 것보다 어렵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승자 앞에는 장엄한 대지의 광경이 펼쳐지죠."

회사 식구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후 제이플라츠 건물 1층에 있는 할리스커피에서 제2의 하루를 보낸다. 일을 마치고 매우 피곤한 상태지만(더구나 어제는 거래처 부장님과의 사소한 마찰로 감정 조절에 실패했기에 에너지 소모가 매우 컸다) 그래도 일단 시작했다. 체감상 4시간은 집중한 느낌이었지만 실제로는 2시간 뿐이 안됐다. 하지만 카페 문을 나설때는 내 온몸이 단단해지는 듯한 깊은 뿌듯함을 느꼈다. 그렇다. 일단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공의 느낌은 다음 도전을 성공적으로 해내게끔 촉진한다. 평소였더라면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잠시 눈을 붙일 수도 있었지만 마케팅 과제를 실행했다. 집에 도착해서도 맥주를 마시면서 사사로운 감정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인식하고 차단하여 바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I HAVE 나는 10억원에 달하는 고급 아파트에서 자유롭게 혼자 지내고 있다. 오늘 저녁 식사로 식감이 부드러운 연어 초밥과 씹을수록 고소함이 느껴지는 야채 샐러드를 먹었다. 음식을 천천히 먹는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혼자 있음에도 천천히 꼭꼭 씹어서 음식을 음미했다.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마음껏 따뜻한 물에 샤워할 수 있다. 집앞에 아늑한 카페가 있고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먹을 수 있는 돈이 나에겐 있다. 이렇게 내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맥북이 나에겐 있다. I FEEL 나를 아껴주고 사랑하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다시 태어나도 내 부모님의 아들로 태어나고 싶은 느낌이다.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으니 마치 세상의 모든 행복의 기운이 내게 끌려오는 듯한 느낌이다. 건강한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