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o's

[스탕달 효과]_ "갑자기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고, 무릎에 힘이 빠졌다.” 본문

성장의 시간

[스탕달 효과]_ "갑자기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고, 무릎에 힘이 빠졌다.”

도노. 2018. 5. 22. 12:40


폐인을 끌어당기는 마니아 마케팅



미술관 관람객들 중에서도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은 이리저리 어지럽게 널려있는 거장의 작품들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화적 충격의 소용돌이에 빠져 이상 징후를 보이기도 한다. 즉 스탕달 증상(역사적인 걸작 미술품을 감상할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정서적 압박감)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실제로 19세기 무렵에 『적과 흑』을 저술한 프랑스 작가 스탕달은 피렌체에 있는 미켈란젤로와 갈릴레오의 프레스코 벽화를 관람하다가 탈진한 적이 있다. 그 일로 1개월이나 치료를 받아야 했던 그는 훗날 갑작스런 탈진현상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갑자기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고, 무릎에 힘이 빠졌다.”


열정적인 문화 관광객들에게 피렌체는 흥분의 도시다. 그들은 도시가 풍기는 미학적인 매력에 압도당해 어쩔 줄을 모른다. 여기저기 지천으로 널려있는 탁월한 예술품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갑자기 정신이 아찔해지고 감정이 넘쳐흘러 주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나 여행안내 책자에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의무감에 못 이겨 문화의 명소를 찾는 대다수의 ‘해변-피자 관광객(해변을 즐기고 피자를 먹으러 온 관광객)’들은 스탕달 증상에 사로잡힐 위험이 거의 없다. 스탕달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오히려 진지한 예술 애호가들이다. 이들은 짧은 휴가 기간 동안 가능한 많은 문화적 경험을 챙기려는 욕심에 이 미술관에서 저 미술관으로 미친 듯이 돌진한다. 한 마디로 말해 그들은 특정한 예술작품 마니아인 것이다. 


예술작품 뿐만 아니라 지금은 영화나 드라마, 명배우, 스포츠 스타에 열광하는 마니아들 덕분에 마니아 마케팅이 한 주류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마니아층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자 심리에 호소하여 사람들이 빠져들 만한 제품이나 대상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그 대상이 많은 사람들의 현재적 또는 잠재적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 그 욕구가 안전욕구 또는 사회적 욕구처럼 보다 근원적인 욕구에 배치되지 않아야 한다. 셋째, 그 욕구를 실현하는 데 물리적, 금전적 제약조건이 크지 않아야 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