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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시간

자존감이 땅 끝으로 꺼질때면

도노. 2018. 3. 8. 23:59




"나는 왜 이 모양일까..."




가끔 그럴때가 있다.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비참해 눈물이 날때,


너무 힘들어 더이상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을때,


온 몸이 으스러질 것만 같을때,


저 깊은 어둠 속으로 한없이 빨려들어가는 것 같을때, 


블랙홀에 마주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생각하게 될 때.





우울함과 공허함 속에서 허우적댄다.


그리고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다.




그토록 사랑했던 그 사람과 이별하던 순간,


할까 말까 고민 끝에 말까를 선택했던 순간,


찬란했던 지난 날에 웃음짓다가 


과거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는 외로움과 공허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그랬다. 심지어 그런 단어들을 들을 때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여 의도적으로 그 속에 빠져보려고도 했다. 그런 나였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누구나 공허함 속에 빠진다.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도 피해갈 수가 없다는 걸, 30년 가까이 살면서 이제서야 몸소 깨닫는다. 진즉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면, 내 곁을 스쳐갔던 수많은 이들에게 조금 더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었을텐데.



자존감은 꼬블랑 그래프 처럼 위로 솟구치다가도 하염없이 추락하곤 한다. 꽤 오래 유지되기도 하지만 하루만에, 아니 몇 시간만에 변동이 생기기도 한다. 아직 튼튼하지 못하단 의미다. 너무 나약하다는 의미다.



한때는 나약함을 부정했다. 인정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꼴이 되어버렸다. 애써 웃고 애써 행복하게 보이려 노력했다. 나약함을 인정하지 않았다. 





암흑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고 싶다면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과 마주해야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정말 그 순간에는 진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새로운 시간, 장소, 사람은 내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을 피워준다. 그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감정을, 새로운 감정은 새로운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결과적으로 그 행동이 나의 자존감 그래프를 상승시켜 준다. 지금 이 글을 쓰는 행위 또한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 이루어졌다.



자존감이 땅 끝으로 꺼질때면 새로운 생각을 넣어줘야 한다. 하지만 짙은 암흑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그것도 희망적인 생각을 집어넣는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건지 너무도 잘 안다. 그건 정말이지, 너무나 힘들다.



차라리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눈물 흘리는 게 낫다. 울다가 스스로 지쳐서 잠이들 때까지 펑펑 아주 실컷 우는 게 낫다. 지겨워질 때까지 말이다. 그러고나면 마음이 후련하다. 그렇게 후련한 마음으로 의도치 않게 새로운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장소와 마주하며 새로운 사람과 소통하게 될 때 나의 자존감은 서서히 제자리를 찾는다. 멋진 내 모습으로 돌아온다.




절망의 끝에서 도무지 일어설 수 없을 것 같다면, 

모든 걸 내려놓고 그저 절망을 마음껏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된다. 


충분히 그래도 된다. 


며칠이고 몇달이고 그래도 된다.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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