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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_디플레이션(deflation) 본문
'D의 공포'
Deflation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가 디플레이션을 책에서만 접해본 이유는 사실 우리나라는 높은 경제성장률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선진국에 비해서 높았으며, 또 경제구조상 경기침체가 되면 환율이 오르는 특성이 있어서 수입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그에 반해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은 벌써 몇 차례나 디플레이션을 경험하기도 했죠.
1929년 미국 대공황때의 생활이 어땠을지 상상해보면 그야말로 끔찍하기만 한데요. 대체 인플레이션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주식, 부동산, 원자재 등의 가격이 상승하고 자금의 수요가 늘어나서 금리가 계속 오르면, 높은 가격과 금리를 감당할 수 없어서 대출 수요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시중의 통화량이 줄어듭니다. 시중의 통화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되면 물가는 점점 더 떨어질 것이고 사람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때를 기다리느라 오늘의 소비를 내일로 미루게 됩니다.
"가격이 점점 내려가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소비는 갈수록 줄어들면서 다시 기업의 매출은 더 떨어지고 파산하는 기업이 속출하며 실업이 증가하여 가계소득이 줄어들고 그 결과 또다시 소비가 위축되고.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 시기의 과도한 투자로 인한 버블이 터지는 시기이고 거품이 잔뜩 껴있던 자산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자산 디플레이션
부동산 등의 실물자산과 주식등 금융자산의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1991년~2002년)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부동산과 주식의 가격이 장기 하락하게되면 금융권은 자산의 담보가치가 떨어지므로 부실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대출금의 회수가 어렵게 되면서 시중의 유동성은 더욱 줄어듭니다. 따라서 자산 디플레이션이 더욱 심각해지고 경제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 디레버리지/리레버리지
경기침체 시기에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디레버리지는 지렛대효과라고 부르는 레버리지의 반댓말로, 부채 축소라고도 합니다. 인플레이션의 버블이 꺼지고나면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은행에 돈을 빌리려하지 않고 있는 부채를 갚으려고 노력합니다. 리레버리지는 레버리지를 재연장해주는 것으로 정부나 은행이 기업 도산시 극심한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서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는 것입니다.
* 부채 디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국민들이 채무부담 때문에 부채를 갚을수록 시중에는 돈이 더욱 줄어들어서 자산가격이 하락합니다. 물가는 더욱 내려가며 경기침체가 더 심화되는 악순환이 생기고 그로 인해 나머지 빚을 갚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 됩니다.
대출을 끼고(레버리지) 부동산을 구매한 많은 사람들이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급매물로 내놓으면 부동산 가격은 하락합니다. 신규 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얼른 부채를 갚아버리려고 하므로 은행의 신용창조가 원활하지 않게 되죠. 따라서 시중의 돈은 점점 줄어들고 부동산 가격은 더욱 하락하게 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에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의 가격을 반영하지 않기에 디플레이션 시기에도 물가가 하락하지 않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 유동성 함정
"무조건 양적완화? '유동성 함정' 우려".
유동성 함정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어도(양적완화)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역으로 통화량이 줄어드는 상태를 말합니다. 사람들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여 부채를 갚고 저축을 늘리려는 심리로 소비는 점차 줄고 사업하는 사람들도 투자를 줄이기 때문에 돈이 돌지 않고 은행에 계속 쌓이게 됩니다.
* 안전자산 선호 현상
돈을 벌고 싶다면 돈의 흐름을 알아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디플레이션 시기에는 은행이 파산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함으로 인해 가장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고 싶어합니다. 이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은행보다 이자가 낮더라도 안전한 나라의 단기국채를 매입한 후 투자 타이밍을 기다리는 경우, 자국의 화폐를 좀더 안전한 국가의 화폐로 교환하는 경우, 현금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금 은 등에 투자하는 등.
cf) 대공황 이야기
공황(panic)은 기업이 줄지어 도산하고 실업이 증가하면서 그에 얽혀있는 모든 신용관계가 연쇄적으로 단절되는 현상입니다. 은행들은 파산, 주가 폭락, 환율 급등 등 경제가 극단적으로 디플레이션 상태로 빠지게 됩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과도한 투자가 한계에 다다르면 과잉생산 된 상품은 팔리지 않고 창고에 계속 쌓이며 그에 따라 상품 가격은 떨어지고 상황은 더욱 극심해지면서 패닉상태에 빠집니다.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공황은 1929년 미국에서 발발한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입니다. 1913년 설립된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는 독점적 화폐발행권을 거머쥐자 보유한 금의 양보다 훨씬 많은 달러를 찍어냈고 시중의 신용팽창도 급속도로 이루어졌습니다. 누구나 돈을 빌려서 주식을 투자할 수 있는 시대였죠. 그렇게 거품은 점점 커지다가 1929년 10월 24일 뉴욕증권시장에서 대폭락이 발생했으며 은행은 줄줄이 파산하고 세계적인 금용공황이 초래되었습니다.
1932년 주가는 한때 1929년 주가의 1/10로 쪼그라들었고 산업생산은 마이너스 46%를 기록했으며 미국 노동자의 1/4이 실직했습니다. 세계의 경제가 아주 밀접히 연결되어 있었기에 단순히 미국이라는 한 국가의 문제만은 아니었습니다. 통상 뉴딜정책으로 대공황을 극복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2차 세계대전을 거치고나서야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미국 대공황 시기 농민들의 삶을 그린 영화 '분노의 포도'
"디플레이션과 '양적완화'"
경기침체시 정부와 중앙은행은 무너지는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펼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양적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리플레이션이라는 말부터 살펴보면, 리플레이션(reflation)이란 디플레이션 시기에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경제를 다시 인플레이션으로 유도하는 정책입니다.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서 투자와 소비를 끌어올리려는 것이죠. 2008년 금융위기 때도 각국의 정부는 막대한 국채를 발행했으며 대규모 공공근로사업 등의 예산을 조기에 확대해서 집행하고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감세정책을 통해서 민간에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의 조치로 리플레이션을 유도했구요.
"미국은 일본 같은 디플레이션을 겪지 않을 것이며, 만약 디플레이션이 오면 헬리콥터를 타고 공중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막아야 한다"
- 미국 전 FRB 의장 벤 버냉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있던 2002년 한 연설에서 이러한 발언으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경기침체시기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최대로 낮췄는데도 불구하고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정책이 동원됩니다. 이는 벤 버냉키가 한 말처럼 중앙은행이 직접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입니다. 직접 금융시장에 참여하여 일반기업의 어음이나 회사채, 정부가 발행한 국채 등을 매입하고 대신 돈을 지불하여 통화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기준금리인하-> 이자가 싸니까 어서 돈을 빌려서 투자하고 소비해.
양적완화-> 금리인하로도 안되네. 그렇다면 중앙은행에서 그냥 돈을 찍어내서라도 시중에 풀 게.
하지만 중앙은행이 돈을 주고 사들이는 채권은 대개 부실기업의 채권일 가능성이 높아서 양적완화 정책이 산업의 합리적인 구조조정을 방해한다는 비판 또한 많습니다. 정부가 주먹구구식으로 구제금융을 해주는 것은 자유시장체제와 자본주의에 위배되는 행위로 그것은 결국 국민들의 세금을 부실은행이나 기업에 쏟아붓는 격이므로 모럴 헤저드(도덕적 헤이)에 빠질 수가 있는 것이죠.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는 그의 저서 '부자들의 음모'에서 이러한 구제금융 정책을 강력히 비판합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요.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그것도 아니면...
아무리 유능한 경제학자라고해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돈을 공부하고 역사를 돌아봄으로써, 예측가능한 변수들을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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