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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Financial Quotient

통화와 통화량_신문을 보기 위한 기초상식

도노. 2018. 3. 19. 19:08

많은 사람들이 돈에 울고 웃습니다. 그만큼 사는데 있어서 돈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돈이 대체 뭐길래 사람들의 인생을 주락펴락하는 것일까요?


제 지갑에는 지금 단 돈 5만원이 있습니다. 이 돈으로 저는 김밥천국에 가서 김치찌개를 시켜먹을 수도 있고 홍콩반점에 가서 짜장면을 사먹을 수도 있습니다. 돈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5만원짜리 돈에 표시되어 있는 숫자는 말그대로 그냥 숫자 '50,000'에 불과합니다. 돈의 가치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 물가, 환율 등에 따라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릴적에는 1,000원짜리 한 장으로 최소 과자 3봉지는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1봉지도 못 삽니다. 돈에 새겨져 있는 액면 단위는 1,000원으로 변함이 없지만 돈의 가치는 변합니다. 통화량이 급격히 늘어나면 돈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물가는 오르게 됩니다. 같은 원리로 통화량이 늘어나면 우리가 가진 상품의 가치, 예를 들어 부동산이나 주식의 가격 등이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매우 기초적이고 간단한 원리이지만, 대부분의 성인들조차 이 변동하는 돈의 가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명목적으로 월급을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노력하는 듯 보입니다. 

경제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기초적인 내용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화량? kt...?'


친한 친구에게 시중에 무지막지하게 풀리고 있는 통화량에 관해 생각을 물어보니,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통화량? kt...?"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통화는 현재 제 지갑에 있는 5만원짜리 지폐를 포함해 수표, 예금, 어음 등의 지불수단을 뜻합니다. 은행의 신용창조로 만들어진 돈들도 모두 통화에 속합니다(신용창조에 관한 내용은 '돈이란 무엇인가? 2. 은행의 탄생_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돈에 이르기까지'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http://j-dono.tistory.com/category/Power%20of%20Financial%20Quotient).


통화량은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의 양입니다.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는 지폐와 동전, 예금, 수표, 적금, 어음 등이 모두 통화량에 포함이 됩니다.




신문에서보면 유동성이란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유동성이란 말은 회계에서도 정말 많이 쓰이는 용어인데, 갖고 있는 자산을 손실 없이 원하는 시기에 얼마나 빨리 돈으로 바꿀 수 있는가의 정도입니다. 이처럼 신문에 나오는 유동성이란 말은 현금, 그리고 현금이 아니지만 빠르게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가리켜 말하는 것입니다.



'유동성이 과도하다'

-> 시중 통화량이 크게 증가해 있는 상태이며 이 많은 돈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돈이 과하게 많아졌으니까, 다시 말해서 돈이 흔해졌으니까 사람들은 이 흔해 빠진 돈으로 상대적으로 가치가 빨리 오르는 상품이나 자산(부동산, 원자재, 주식 등)을 사들이는 것입니다.



'유동성 선호 성향이 강해졌다'

-> 은행에 넣어두던 집에 있는 금고에 넣어두던, 사람들이 현금을 많이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지 않고 현금 또는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국채, CMA, MMF)을 갖고 있다는 뜻이 되겠죠.



'유동성이 줄어든다'

->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으면 돈이 은행으로 몰리고(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 시중의 유동성은 줄어듭니다. 또한 경기침체로 인해 대출이 감소해도 시중 유동성이 줄어듭니다(앞서 신용창조로 인한 돈도 통화량에 포함된다고 했는데, 은행이 대출을 안하면 신용창조되는 통화도 없으니까요). 이 경우에는 상품이나 자산의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게 됩니다. 사람들이 돈은 없는데 물건 값은 너무 비싸니까(돈의 가치가 올라갔으니).



이처럼 돈의 진정한 가치는 통화량에 따라서 정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돈 가치가 떨어지면) 물건 값이 비싸지고 시중에 돈이 적으면(돈 가치가 오르면) 물건 값이 내려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통화량, 과연 한 명의 개인이(저와 여러분 같은 개인이) 조절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통화량을 알아야하는 것입니다. 제 통장에 있는 1억원이, 다음달에는 1억원의 가치를 못할 수 있으니까요.




cf) 명목화폐:


우리가 사용하는 50,000원짜리 지폐는 '명목화폐'라고 부릅니다. 명목화폐는 돈의 실제 가치와는 전혀 상관없이 화폐에 새겨진 액면 단위인 50,000원으로 유통이 됩니다. 사실 50,000원짜리 지폐의 실제 가치는 결국 종이값에 불과하다는 것이겠죠(지폐는 종이가 아니라 면(cotton)재질로 만드는데 실제 제작비용은 500원 정도로 추정이 됩니다).


이 종이값에 불과한 지폐가 50,000원 행세를 하며 유통될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지폐에 법적으로 신뢰성을 부여하고 이 지폐로만 세금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화'라고도 부르는 것입니다.


만약 정부가 법적 신뢰성을 더이상 부여하지 않는다면..?





출처: 파이낸셜 뉴스






신문에서 볼 수 있는 각종 통화량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현금성 통화인 본원통화부터



본원통화:

우리가 보는 현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찍어내서 시중에 공급한 현금이 되겠습니다. 다만 조폐공사에서 찍은 돈이 모두 본원통화는 아니며 시중은행으로 들어가야 비로소 통화량으로 잡히게 됩니다. 한 마디로 우리가 보는 '현금성 통화'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제가 갖고 있는 현금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현금, 그리고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과 시재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본원통화 = 민간보유현금 + 지급준비금 + 시재금)


cf) 

지급준비금- 은행이 예금자들이 돈을 찾으러 왔을 때를 대비해 한국은행에 예치해 둔 돈.

시재금- 돈 거래를 위해 은행원이 가지고 있거나 지점의 금고에 들어 있는 돈.


(지급준비금과 시재금을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은행이 돈 버는 방식_지급준비제도에 관하여'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참고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론에 의한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돈이 돌지 않자, 미국의 경우 통화량이 매우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사실 자본주의 발전해오면서 통화량은 거의 항상 늘어났기 때문에 통화량이 감소한다는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었죠. 

통화량이 증가하면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현상이 무조건 나쁜 게 아닙니다. 시중에 통화량이 많아야, 즉 돈이 잘 돌고 돌아야 경제가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너무 급속한 통화량 증가로 인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것 뿐이겠죠.




파생통화:


통화는 크게 본원통화와 파생통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생통화는 은행하고 고객 사이에서 대출과 예금이 되풀이되는 신용창조의 과정을 통해 부풀려진 통화를 말합니다. 그리고 이 파생통화는 또다시 협의통화, 광의통화, 금융기관 유동성, 광의유동성으로 나누는데 이 중 '광의통화'는 가장 중요합니다. 흔히 신문에서 '통화량'이라고 하면 이 '광의통화'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뉴스나 신문기사를 볼 때 본원통화보다는 파생통화가 훨씬 중요합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본원통화가 1이라면 은행들의 신용창조로 인해 파생통화는 20배, 30배 그 이상 훨씬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기가 좋아질지 나빠질지, 돈이 어디서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는 이러한 신용창조가 얼마나 잘되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으며 이때 각 파생통화의 증가율이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협의통화:


지금 당장이라도 은행에 가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거나 수표를 발행해서 지급할 수 있는 결제성 예금을 말합니다. 시중에 현금(현금화할 수 있는 통화)이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는 시중의 단기자금 지표인 것이죠. 협의통화는 본원통화에서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더한 것입니다(요구불예금- 보통예금, 별단예금, 당좌예금 등, 수시입출금식 예금- CMA 등)


협의통화= 본원통화 + 요구불예금 + 수시입출금식 예금


cf) 

별단예금- 금융기관이 미결제·미정리된 일시적 보관금이나 예수금 등을 처리하기 위해 설치한 일시적 계정. '가상계좌'를 의미.

당좌예금- 수표나 어음을 발행하면 언제든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예금.





광의통화:


앞서 뉴스나 신문에서 통화량이라고 하면 이 광의통화를 의미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바로 현금화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유동성이 좋은 돈의 양을 뜻합니다. 한국은행은 이 광의통화를 측정하여 경제성장률이라든지 물가 등을 감안해 통화량을 늘리거나 줄이게 됩니다.


광의통화= 협의통화 + 예치기간이 정해져 있는 준결제성 예금[2년 미만 정기예적금/부금 + 거주자 외화예금 + 시장형금융상품(RP, CD) + 실적배당형상품(수익증권 등) + 금융채 + 기타(투신증권저축, 종금사발행어음 등)]

통상 광의통화량이 완만하게 증가하면 시중의 통화량이 안정되어 있다고 보고, '광의통화량 증가율'이 급증하면(갑자기 확 증가하면)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대로 광의통화량의 증가율이 급락하면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 유동성:


은행을 포함한 증권회사와 보험회사 등 금융기관의 통화량 지표입니다. 광의통화에 만기 2년 이상의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증권회사의 예수금,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 준비금 등 이 모두를 더한 것입니다.


금융기관 유동성(Lf)= 광의통화 + 2년 이상 예금 및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기타 예수금[만기 2년 이상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등 + 한국증권금융(주)의 예수금 + 우체국을 포함한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준비금 등]





광의유동성:


국가 전체의 총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위 금융기관 유동성에서 상호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 등이 발행한 유동성 금융상품을 더하고 정부와 기업이 발행하는 국채, 회사채, 기업어음 등도 모두 더합니다.



광의유동성(L)= 금융기관 유동성(Lf) + 정부와 기업의 채권[정부 및 기업이 발행한 유동성 상품(국채, 지방채, 회사채, 기업어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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