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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돈 버는 방식'_지급준비제도에 관하여 본문

Power of Financial Quotient

'은행이 돈 버는 방식'_지급준비제도에 관하여

도노. 2018. 3. 6. 17:15

'은행은 어떻게 돈을 벌까?'








안녕하세요. 도노입니다.


어릴적에 문득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 나도 은행을 하나 갖고 싶다.'



부모님을 따라서 은행에 가면 항상 사람들이 북적였고 은행원들은 그런 사람들에게 돈을 내어주었죠. ATM기계를 집에 하나 놔두면 좋겠다 라고 생각도 했었습니다. ATM기계만 있으면 내가 원하는 만큼 돈을 꺼내 쓸 수 있으니까요.



은행은 대체 어떻게 이렇게 돈이 많을까.

한번쯤 생각해본 적 있으시지요? 

오늘은 은행이 돈을 버는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은행은 실제 여러가지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위에서 얘기한 ATM기계만 봐도 그렇죠. 우대사항이 있지 않은 한 기본적으로 수수료를 떼죠. 이 수수료 또한 은행의 수익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지급준비제도'와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급준비제도?'




개념부터 정리하기 위해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가 하나 있습니다. 

여기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고층 빌딩이 있지도 수 많은 자동차가 있지도 않습니다. 은행 또한 당연히 없으며 현금이 유일한 화폐입니다. 구체적으로 이 무인도에는 현금총액이 10만원이고 그에 따라 시중의 통화량도 10만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제 제가 이 무인도로 가서 최초의 은행을 설립합니다. 이 은행은 예금만 받으며 대출은 해주지 않는 예금은행입니다. 이 은행의 설립목적은 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많은 현금을 들고 다니면 도난이나 분실의 우려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어떤 사람이 은행에 와서 10만원을 예금하면 은행은 예금자가 그 10만원을 인출할 때까지 고스란히 돈을 금고에 보관 합니다. 



자 그럼 여기서 질문. 


이 은행의 지급준비금 얼마이며, 지급준비율은 몇 퍼센트 일까요?









'지급준비금: 10만원, 지급준비율 100%'




지급준비금이란 은행예금 중에서 대출되지 않은 금액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지급을 준비해놓는 금액인 것이죠. 위에서 가정한 이 무인도에서의 은행은 예금만 가능하고 대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100% 지급준비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구요. 아니 그럼 대체 지급준비제도가 어떻길래 은행이 이걸 가지고 돈을 번다는 건지...



인간은 정말 대단한 동물입니다. 끊임없는 욕망 앞에서 끊임없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니까요. 실제로 은행의 최초 목적은 돈의 보관 창고였습니다. 위에서 예시한 무인도처럼 말이죠. 하지만 점점 변화를 거듭해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는데요, 은행이 현재의 모습(지급준비제도->부분지급준비제도)으로 변모되기까지의 과정은 '돈이란 무엇인가? 은행의 탄생_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돈에 이르기까지'를 참고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 설명드린바와 같이 지급준비율이 100%라면 은행은 이를 통해 돈을 벌 수가 없습니다. 그저 돈을 보관해주는 대가로 소액의 수수료 정도만 받겠죠. 하지만 현재 우리가 이용하는 은행의 지급준비율은 100%가 아닙니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지급준비율을 10%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실제 우리나라는 예금의 종류에 따라 약 0~4% 정도 구간의 지급준비율이 책정 되어있습니다).




'지급준비율 10%'



자 이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은행들은 더이상 예금자의 돈 전부를 금고에 넣어둘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은행들은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장님, 대학등록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돈을 빌려줍니다. 대출을 해주면 대출이자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예금한 돈의 10%만 남겨두고 나머지 90%는 대출을 해줄 수 있고, 대출을 해주면 돈을 벌 수 있는데 안 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백만장자인 A가 우리은행에 1억을 예금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은행은 사업자금을 위해 돈이 필요한 B에게 9,000만원을 대출해줍니다(1억의 10%인 1천만원만 지급준비금으로 놔두고). 


B는 이 큰 돈을 들고다니기가 힘들기 때문에 자신의 주거래은행인 국민은행에 대출받은 9천만원을 예금해놓습니다. 그러면 국민은행은 대학등록금이 필요한 C에게 8,100만원을 대출해줍니다(9,000만원의 10%인 900만원만 지급준비금으로 놔두고). 


그리고 C는 자신의 주거래 은행인 신한은행에 대출받은 8,100만원을 예금해놓습니다(현실에서 대학생 C는 대학등록금을 위해 대출 받았으니 대출받은 돈 8,100만원은 학교에 납부를 했겠죠. 그럼 학교는? 자신의 주거래 은행에 전부 또는 일부를 넣어놓을 것입니다. 그럼 은행은 또다시 이를 통해 대출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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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A, B, C 세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볼까요?




"당신의 통장에는 얼마가 있습니까?"



백만장자 A: 1억이 있습니다.


사업가 B: 9,000만원이 있습니다.


대학생 C: 8,1000만원이 있습니다.




최초의 시작은 백만장자 A의 1억원이었는데 은행을 통해서 돈이 불어났습니다. 시중에 돌고 있는 통화량이 늘어난 것이지요. 그리고 은행은 대출을 통해 계속해서 돈을 불려나갑니다. 그래야 돈을 버니까요(예금금리<대출금리. 예금금리는 2%인데 대출금리는 5%라면? 차액인 3%는 은행의 수익이 됩니다).


이렇게 대출의 대출의 대출(파생상품의 파생상품의 파생상품)을 통해 끝까지 가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위 예시의 최초는 백만장자 A의 1억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1억은 백만장자A, 사업가B, 대학생C........Z 끝도 없이 이어져서 최종적으로 자그마치 10억원을 만들어냅니다.




'100,000,000원 -> 1,000,000,000원'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럼 이자는 대체 어떻게 내는 걸까요? 


위의 예시를 이어서 다시 한번 정리하여 가정해보겠습니다. 대한민국에는 백만장자 A, 사업가 B, 대학생 C 이렇게 딱 세 사람만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중에 있는 돈은 백만장자 A가 가지고 있는 1억원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백만장자 A는 자신의 돈 1억원을 위 예시에서 처럼 은행에 맡기고 은행은 대출을 해주었습니다(연이자율 예금 2%, 대출 5% 가정).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채권 채무 관계에 따라 서로 갚고 받아야할 돈이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볼까요?



대학생 C가 은행에 갚아야 할 돈

-> 원금 81,000,000원 + 대출이자 4,050,000원= 85,050,000원 


사업가 B가 은행에 갚아야 할 돈

-> 원금 90,000,000원 + 대출이자 4,500,000원 = 94,500,000원


은행이 백만장자 A에게 갚아야 할 돈

-> 원금 100,000,000원 + 예금이자 2,000,000원 = 102,000,000원



cf) 은행의 순이익= 수익(4,050,000원 + 4,500,000원) - 비용(2,000,000) = 6,550,000원





시중에 있는 돈은 1억 뿐입니다. 그런데 사업가 B와 대학생 C는 각각 4,500,000원과 4,050,000원의 이자를 갚아야 합니다. 시중에 있는 돈은 1억 밖에 없는데 말이죠.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내려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해줘야 하는 것이구요. 즉, 빚(=돈)을 갚기 위해서는 또다른 누군가가 대출을 받아야하며 그 대출 받은 돈을 내가 벌어들여야지만 온전히 빚을 갚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래서 자본주의 사회를 '제로섬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부르마블 게임의 목적은 상대방을 파산시키는 겁니다. 그래야 이기는 게임이죠. 그리고 우리의 현실(1971년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 폐지->부르마블 돈) 또한 이와 비슷합니다. 삶의 목적이 상대방을 파산시키는 일은 아니지만 돈의 흐름과 부의 창출에 있어서는 부르마블 게임에서의 규칙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은행은 17세기 영국 금 세공업자의 이기심으로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로 많은 이들의 욕망과 이기심이 합쳐졌겠죠. 평소 '은행은 동반자'라는 생각을 갖고 계셨다면 약간은 불편한 마음이 드셨을 수도 있을 같아요.



제 주변에는 은행원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은행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참 없습니다. 그들은 그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일 뿐이죠. 그런 그들을 저는 응원합니다. 다들 본인의 생계를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리고 은행 또한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 세상이 더 좋게 바뀌었을거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은행의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면, 바꿀 의향이 없고 용기가 없다면, 그들의 게임 법칙을 이해하고 오히려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오늘은 은행의 지급준비제도에 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요~ 글을 쓰다보면 제가 아직 서투르다는 것을 참 많이, 아주 많이 느낍니다. 최대한 알기 쉽게 풀어보고 싶었는데 이해가 잘 되셨을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p.s

아래 맨큐의 경제학에서 인용한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 세 가지'를 추가적으로 적어놓겠습니다. 한번쯤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 중앙은행에 의한 통화량 조절



1) 공개시장조작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s)은 중앙은행이 민간에게서 국채를 사거나 파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의 중앙은행, 즉 연방준비제도가 화폐공급을 늘리려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지시하여 국채시장에서 국채를 사들이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연방준비은행이 국채 매입대금으로 지급한 돈이 시중에 유통되어 화폐의 양을 증가시킨다. 이 자금의 일부는 현금으로 보유되고 일부는 예금된다. 그러나 은행에 예금되는 자금은 통화량을 더 큰 폭으로 증가시킨다. 예금으로 인해 지급준비금이 늘고 은행이 창출할 수 있는 화폐의 양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연방준비제도가 통화량을 줄이고 싶을 때는 국채를 매각한다. 연방준비은행에서 국채를 구입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나 은행예금으로 구입대금을 지불한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의 양은 줄어든다. 또 사람들이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함에 따라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줄어들고, 이에 대처하여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므로 화폐창출 과정이 거꾸로 작용하여 통화량이 줄어든다.


공개시장조작은 집행하기 쉽다. 사실 중앙은행이 민간에게서 국채를 매입 혹은 매각하는 행위는 개인들이 보유자산의 구조를 조정하기 위해 시행하는 거래와 비슷하다(물론 개인들끼리 국채를 사고 팔면 돈의 주인이 바뀔 뿐이며,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의 양은 변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연방준비제도는 주요 법률이나 은행 관련 규정을 변경하지 않고도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언제든지 통화량을 소폭 혹은 대폭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개시장조작은 중앙은행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금융정책 수단이다.



2) 법정지급준비율


중앙은행이 통화량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법정지급준비율(reserve requirements) 정책이 있다. 법정지급준비율은 은행들이 예금액 중에서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지급준비금의 최저비율이다. 법정지급준비율의 변동은 은행들이 주어진 금액의 지급준비금으로 창출할 수 있는 화폐의 양에 영향을 준다. 법정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 은행들은 더 많은 지급준비금을 보유해야 하므로 예금 중에서 대출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다. 따라서 예금통화승수가 작아지고 통화량이 줄어든다. 반대로 법정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면 예금통화승수가 커지고 통화량은 증가한다.


그러나 법정지급준비율의 잦은 변동은 은행영업에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중앙은행은 여간해서는 법정지급준비율을 조정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법정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 일부 은행들에서는 예금이 줄지 않더라도 지급준비금 부족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은행들은 새로이 요구되는 지급준비금을 맞출 때까지 대출을 줄여야 한다.



3) 재할인율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수단 중 셋째 수단은 재할인율이다. 재할인율(discount rate)은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제공하는 대출금에 부과되는 이자율이다.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이 부족할 경우에는 중앙은행에서 자금을 차입한다. 지급준비금 부족사태의 원인에는 급작스런 예금 감소나 과도한 대출 등이 있을 수 있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대출해주면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증가하고, 이 지급준비금으로 은행들은 더 많은 양의 통화를 창출할 수 있다.


중앙은행은 재할인율을 조정함으로써 통화량을 변동시킬 수 있다. 재할인율이 높으면 시중은행들은 중앙은행에서 지급준비금 차입을 자제한다. 따라서 재할인율이 인상되면 은행 전체의 지급준비금이 줄어서 화폐공급이 감소한다. 반대로 재할인율이 낮아지면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서 지급준비금 차입을 늘리므로 은행 전체의 지급준비금이 증가하고 통화량이 늘어난다.


연방준비제도는 재할인율을 조정함으로써 통화량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곤경에 처한 금융기관을 돕기도 한다. 예를 들어 1984년에 일리노이 주의 한 은행의 대출자산이 대량으로 부실화되고, 이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한 적이 있다. 이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는 최종 대부자로서 50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했다. 마찬가지로 1987년 10월 19일에 미국 증시에서 주가가 폭락하자 많은 증권회사들은 일시적으로 거액의 증권 거래대금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그러자 다음날 증시가 개장하기 전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앨런 그린스펀이 "연방준비제도는 미국 경제와 금융제도를 지원하기 위해 유동성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천명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뉴욕 증시 폭락사태의 여파가 그리 크지 않았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그린스펀의 현명한 대처에 있었다고 믿고 있다.



출처: 맨큐의 경제학 4판_ N.GREGORY MANKI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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