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상태표는 어떻게 작성할까?

회계기준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그 기준이라는 게 대체 뭐지...?

재무상태표는 어떻게 작성할까?

안녕하세요. 도노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 '재무제표, 그게 뭐하는건데?_재무제표 기초상식'에 이어서 재무상태표를 집중적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실제 재무상태표를 제가 첨부해놓았었죠. 그런데 이 재무상태표는 어떻게 작성하는 걸까요? 워드로? 아니면 엑셀?

기업에서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적극 활용합니다. 전사적자원관리의 영문 앞글자를 따서 '이알피'라고 부르죠. 이알피는 회계뿐만 아니라 급여 관리, 인사 관리, 영업 관리, 생산 관리 등 기업경영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의 데이터처리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 그야말로 혁신적이었고 지금도 이알피가 없으면 회사운영이 아주 힘들어질 정도로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회계프로그램인 '더존'과 '케이랩'. 재무상태표를 포함한 각종 회계자료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값만 제대로 입력한다면 알아서 차자작! 만들어내죠. 2년 전쯤 한국공인회계사에서 주최하는 AT자격시험을 공부하면서 직접 다뤄봤는데 참 신기하더라구요. 이게 없었다면 정말이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재무제표를 작성했을까 생각하면서 새삼 감탄스러웠습니다.

자 그러면 오늘은 재무제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재무상태표의 작성기준에 대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로그램이 알아서 하는데 굳이 이걸 알 필요가 있을까 싶을 수도 있는데요, 아무리 기계가 알아서 해준다고해도 인풋이 잘못되면 모든 게 엉망으로 만들어지기 십상입니다. 또한 결과값의 오류를 발견하고, 무언가의 편리성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는 건 인간의 몫이기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재무상태표의 작성기준은 대표적으로 6가지가 있습니다. 뉴스에서 '분식회계'란 말을 종종 들어보셨을텐데요, 모두 이러한 작성기준을 실수로 또는 고의적으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물론 뉴스에 등장하는 그들은, 고의적이었겠죠?). 

분식의 어원은 '화장하는, 화장'이라는 뜻입니다. 똑같은 사람이라도 화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똑같은 성과라도 재무제표를 어떻게 작성(화장)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보고서가 되기도 합니다. 아래 분식회계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한번 읽어보고, 재무상태표의 6가지 작성기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cf) 분식회계

「회사는 회계정보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이러한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는 기업회계기준이라는 통일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만약, 회사가 이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재무제표를 만든다면 이를 이용하는 정보이용자들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고, 이로 인한 손실은 엄청난 규모에 이를 수도 있다.

분식회계란 이와 같이 잘못된 회계정보, 즉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한 회계정보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는 분식회계에 따른 사회적 손실이 커짐에 따라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하여 분식한 기업을 매우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월드컴이라는 회사는 무려 110억 달러 규모의 분식으로 2002년 파산하여 83만명이나 되는 월드컴투자자들과 2천만명의 고객 및 5만여 명의 직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이를 선두에서 지휘한 에버스 회장에 대해 63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2005년 판결에서 무려 25년의 실형을 선고하였고, 감사회사 및 임원과 공동으로 총 61억 달러의 손해를 배상토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월드컴투자자들은 집단소송을 제기하여 주식공모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시티그룹과 JP모건 등에 대해 약 6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물게 하였다.」

* 재무상태표의 작성기준

1. 구분표시원칙

재무상태표의 구성요소에는 자산, 부채, 자본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이렇게 세 가지 요소를 명확하게 구분 표시하여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 제 1원칙입니다. 중요성이 떨어진다고해서 제 멋대로 부채 항목을 누락하거나 자본 항목을 누락해서는 안됩니다.

'자산, 부채, 자본'

자산은 다시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구분합니다. 또한 유동자산은 당좌자산과 재고자산으로 다시 구분하며, 비유동자산은 투자자산과 유형자산, 무형자산 및 기타유동자산으로 구분하여 표시해야 합니다. 부채는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로 비교적 간단히 구분되고, 자본은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자본조정, 기타포괄손익누계액과 이익잉여금으로 구분하여 표시합니다. 부채라고해서 그냥 부채가 아니며 자본이라고해서 그냥 자본이 아닌 것이죠. 

왜 이렇게 복잡하게 구분하여 표시할까요? 

지난 시간에 재무제표를 이용하는 정보이용자(이해관계자)들이 한 명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지요. 세부적으로 구분을 짓는 이유는 각 이해관계자 마다 중요시 여기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주주들은 자본에 관심이 많을 겁니다. 자본 항목중에서도 이익잉여금에 특히 관심이 많겠죠. 그래야 배당을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자본이 늘었다고 해서 주주들이 무조건 좋아하진 않을 겁니다. 자본중에서도 자본금이나 자본잉여금이 늘었는지 이익잉여금이나 포괄손익누계액이 늘었는지에 따라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인지 해가 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총액주의원칙

이걸 설명하기 전에 부기(계정과목에 의한 차변과 대변 작성법)에 대해 먼저 알면 이해가 더 빠르겠지만 일단은 한번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총액주의원칙은 차변과목에 해당하는 자산항목과 대변과목에 해당하는 부채 또는 자본항목을 각각 총액으로 표시해야 된다는 것인데요, 어떠한 이유에서 이들을 서로 상계하여 순액으로만 표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주)JS컴퍼니가 예금으로 10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 더 필요하여 우리은행에 가서 3억을 대출해왔습니다. 부채가 증가한 것이죠? 이럴 경우 JS컴퍼니의 재무상태표는 '자산(13억) = 부채(3억) + 자본(10억)' 이렇게 총액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예금이 10억 있고 대출한 돈(갚아야 할 돈)이 3억이 있으니 우리 자산은 7억이에요~"라고 서로 상계하지 말고 모두(총액) 표시하라는 의미지요.

또 하나 예를 들자면 매출채권과 매입채무를 들 수 있습니다. 매출채권(매출이 발생했는데 아직 받지 못한 돈)이 10억이 있고 매입채무(매입을 했는데 아직 주지 않은 돈)가 3억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도 마찬가지로 받아야할 돈 10억과 줘야할 돈 3억이 있다고 모두 표시해야한다는 것이죠. "받아야 할 10억을 받아도 어차피 3억은 다시 줘야하니까 그냥 받아야할 돈(매출채권) 7억으로 표시할게요."라고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3. 1년 기준

가장 처음에 살펴봤던 '구분표시원칙'의 보조적인 기준입니다. 자산을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부채를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로 구분하였죠. 유동이냐 비유동이냐를 구분하는 기준이 바로 1년이라는 의미입니다.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하다면 유동자산으로,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채무라면 유동부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3년 후에 갚아야 할 채무라면? 비유동부채로 구분하면 되겠죠.

물론 예외가 있긴 합니다. 제조업의 경우 '영업주기'라는 게 있습니다. 영업주기란 제조과정에 투입될 재화(원재료) 등을 취득한 시점부터 제품의 판매로 인한 현금의 회수완료시점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나타내는데, 이 영업주기가 1년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큰 배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대금을 받기까지는 1년이 족히 넘을 수 있겠죠. 이처럼 그 회사의 정상적인 영업주기 내에 현금화되는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등의 영업 관련 자산은 1년을 초과하더라도 '유동자산'에 포함시킬 수가 있습니다.

4. 유동성배열법

재무상태표상의 자산과 부채의 과목들을 유동성이 높은 것부터 먼저 표시하고 유동성이 낮은 것을 나중에 표시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유동성이란 현금화되는 속도를 말하겠죠. 그러므로 위에서 제가 그림으로 나타낸 것처럼 유동자산을 먼저 배열하고 비유동자산을 배열하는 것입니다. 유동자산에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종류가 다양한데, 이 유동자산들 중에서도 유동성이 높은 것부터 배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ex) 유동자산

         -> 현금및현금성자산(유동성이 가장 높음)

         -> 단기매매증권

         -> 매출채권

          .

          .

          .

5. 잉여금구분의 원칙

자본거래에서 발생한 잉여금은 자본잉여금으로 기재하고 손익거래에서 발생한 잉여금은 이익잉여금으로 구분하여 표시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의 구분은 잉여금을 발생 원천별로 따로 표시함으로써 이것이 영업활동을 통해서 발생한 유보이익인지 아니면 누군가 그저 돈을 투자해서(자본거래) 잉여금이 증가한건지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이렇습니다. 

(주)JS컴퍼니는 자본금 10억으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기말에 재무상태표를 보니 자본이 13억이 되었습니다. 이럴 경우에 "와우! 자본이 증가했네! 당기순이익이 3억이라니 배당금 받을 수 있겠다."라고 섣불리 판단해도 될까요? 

자본출자가 없었다면(자본거래가 없었다면) 열심히 영업활동을 한 결과 이익이 3억 증가한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투자자가 들어와서(또는 내가 직접) 3억을 더 투자한거라면 이는 영업활동을 잘해서 이익을 낸 게 아닌 것이죠. '자본거래'와 '손익거래'라는 말은 이 두 가지 상황을 구분한 것입니다. 자본거래의 결과로 돈이 증가했다면 '자본잉여금', 손익거래의 결과로 돈이 증가했다면 '이익잉여금'이라고 부르며 이 둘은 구분하여 표시해야 합니다.

위에 제가 직접 손으로 적어서 첨부해놓은 이미지에 보면 '자본'을 5가지로 구분해놓았습니다. 이중 3가지는 자본거래에 따른 계정이며 2가지는 손익거래에 따른 계정입니다. 참고로 자본과 자본금은 같지 않습니다(자본 ≠ 자본금). '자본' 안에 자본금이라는 하나의 계정이 있는 것입니다.

자본거래 -> 자본금, 자본잉여금, 자본조정

(도박을 예로 들자면 도박을 시작할 때 거는 '판 돈')

손익거래 ->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이익잉여금

(도박을 진행하면서 상대방에게서 얻은 '딴 돈')

6. 미결산항목 및 비망계정의 표시금지

분개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떠한 거래가 발생했을 때 차변과 대변으로 기록하는 것을 말하며 이 분개한 내용을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최종적으로 재무제표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주)JS컴퍼니가 은행에서 10억을 빌려와 현재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분개를 하면 이렇습니다.

   (차변)            (대변)

   현금 10억 / 차입금 10억

(여러분들이나 제가 가계부를 작성할때는 그저 수입과 지출 방식으로만 기록을 하죠. 이를 '단식부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위에서 처럼 '복식부기'로 기록을 하는데요 굳이 이렇게 이중기록방식으로 하는 이유는, 대차평균의 원리에 따라(대변과 차변의 금액은 항상 같습니다) 스스로 오류를 발견할 수 있는 자기검증능력이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여기서 '현금'과 '차입금' 등을 '계정과목'이라고 부르는데, 계정과목 중에 '가지급금'과 '가수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가지급금: 실제 현금의 지출은 있었지만 거래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거래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아 계정과목이나 금액이 미확정인 경우에, 그 지출액에 대한 일시적인 채권을 표시하는 계정과목.

가수금: 실제 현금의 수입은 있었지만 거래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거래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아 계정과목이나 금액이 미확정인 경우에, 현금의 수입을 일시적인 채무로 표시하는 계정과목.

가지급금의 예로는 대표적으로 이런 게 있습니다. 회사의 임원이 업무차 해외출장을 갑니다. 회사는 업무경비로서 임원에게 돈 100만원을 줍니다. 이럴 경우에 '가지급금 100만원 / 현금 100만원' 이렇게 분개를 하게 되겠죠. 업무경비로 100만원을 주었지만 이 돈이 남을지 아니면 더 필요할지 어떨지 모르기 때문에 가지급금이라는 계정과목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임원이 출장을 다녀온 후에는 저 가지급금 계정과목을 바꿔주어야겠지요?

그런데 경리담당자가 실수로 가지급금 계정 바꾸는 것을 깜빡하고서 연말이 되었습니다. 재무상태표를 만들었는데 그대로 가지급금이 있다면 이해관계자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겠죠. "뭐야 이거. 출처가 불분명하게 빠져나간 돈이 있네. 설마 돈을 빼돌린건가"

미결산항목 및 비망계정의 표시금지 원칙은 이러한 미결산항목(가지급금 등)을 표시하지 말고 결산시점(보통 연말)까지는 적어도 그 성격에 따른 계정과목으로 대체처리해야한다 라는 뜻입니다.

오늘은 재무상태표의 작성기준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재무상태표는 일정시점에 있어서 회사의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보고서입니다. 자산이 현재 어떠한지, 어떠한 자산들이 얼마만큼 있는지, 이 자산을 구입한 자금의 출처는 어떠한지, 남에게 빌린 부채인지, 주주로부터 조달한 자본인지. 여러가지 재무제표 중에서도 중요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죠.

재무제표는 실제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있어서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약속된 회계규칙과 기준에 따라 올바르게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회계법인들 또한 정직하게 감사업무를 수행하여 정보이용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로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